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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철학도 관능도 아니다, 다만 밑반찬이다 admin 2016-02-29
김재원의 앞치마 21
사랑은 철학도 관능도 아니다, 다만 밑반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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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언제나 진행중이다. 사랑은 라떼처럼 부드럽게 마음과 몸을 감싼다. 사랑은 밑반찬처럼 언제나 곁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다. 그래서 사랑은 항상 곁에 있기에 잊어버리기 쉬운 단어 가운데 하나다. 
 
사랑은 나에게 식탁에서 시작된다. 특히 사랑은, 사랑으로 사는 아내의 솜씨에서 시작된다.
사랑은 그 솜씨 이전에 마음씨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사랑은 솜씨, 마음씨, 말씨, 맵씨 속에 열매처럼 맺혀져 있다.  사랑은 식탁에 언제나 놓여 있는 것, 사랑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아주 사소한 것, 사랑은 철학적인 것이 아니라 아주 일상적인 것. 
 
사랑은 멜로드라마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오페라 아리아에서만 들을 수 있는 멜로디가 아니다. 사랑은 프랑스 영화에서만 구경할 수 있는 스토리가 아니다. 사랑은 바람 같은 것이다. 
먼 데서 찾으려다가 깜빡 놓치는 그 바람. 곁에 있으나 의식하지 못하는 그 바람.
 
사랑은 섹스만 가지고 해석하다가는 실패한다. 사랑은 베컴  같은 세계적인 축구 선수 애인의 눈이 시린 섹시화보처럼 관능만 흐른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사랑은 섹스보다는, 일상적인 밑반찬에서 오히려 새콤달콤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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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식탁에 해로운 먹걸이를 올려놓기 싫어 손수 키운 상추나 고추 손수 만든 무장아찌에 단 한 톨의 인공감미료를 섞지 않을 때 아내의 손끝에서 출발하여 내 혀끝에 와서 머문다.  사랑은 사먹는 음식을 믿지 않기로 마음 먹고,  호박이건 더덕이건 드룹이건 사다가 그냥 먹지 않고, 물에 불쿤 다음 햇볕에 말렸다가 다시 식초나 간장에 저장하는 아내의 손끝에서 사랑은 마술의 꽃처럼 피어난다.  
 
사랑은 아내의 거부권 행사다. 조미료를 멀리 하는 사랑은 질 나쁜 소금을 거부하고 질 좋은 죽염만 골라 간을 맞추는, 믿을 수 있는 블루베리만 골라 맛을 챙기는 아내의 까다로운 선택이다.
 
사랑은 사랑한단 말을 매일 하지는 않아도 사랑은 매일 식탁을 꾸미는 그 손길에서 꽃이 피듯 피어난다.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사랑은 이런 거구나 느낄 여유도 없이 사랑은 이미 식탁에서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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